Christian in America
- 이훈경 목사(Rev. Hoon Kyoung Lee)
본 회 고문, 디트로이트 한인 연합감리교회 담임 목사
기독 의료선교회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하게 된 것을 진심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민 생활은 누구에게나 같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이민 생활 중에서도 민족적으로 보람있는 일을 시작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싶습니다. 우리 한반도는 불행하게도 외세에 의하여 허리가 잘리는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살아온 것이 벌써 반세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나라 어느 곳에서도 우리들의 잘린 허리를 하나가 되게 하려는 외세의 노력은 쁹아 볼 수가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다만 우리들끼리 적대관계를 유지해 온 것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기독 의료선교회가 이러한 현실을 생각하며 귀한 일을 시작한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저는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의 이야기를 참으로 좋아합니다. 그래서 젊은이 들이나, 어린아이들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으면 요셉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격려를 해줍니다. 제가 요셉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단순히 요셉이 어려운 환경을 딛고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다는 해피엔딩의 이야기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저는 요셉의 사건 속에서 먼저는 하나님의 섭리와, 인간의 인내 그리고 끝까지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는 사명자의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외국의 이민생활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산 사람들은 이 땅에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역경을 딛고 선 후에 자신이 누리고 있는 현실을 이용하여 얼마나 의미 있고 보람된 일을 하느냐 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이야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요셉의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점에서 저에게 도전을 주는 이야기요 매력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 땅에서 시작된 기독 의료선교회를 요셉의 이야기에 비유하고 싶고 그 사명도 요셉의 이야기에서 찾고 싶은 것입니다.
요셉은 뜻하지 않게도 형들의 손에 의하여 외국에 팔리는 가련한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믿음의 사람으로서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하여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가 성공한 인물이 되었을 때에도 오히려 잘못을 뉘우치며 용서를 비는 형들에게 "내가 하나님을 대신 하리이까"라고 고백을 하며 그들을 사랑으로 용납하고, 위로하고, 오늘과 같은 일이 있게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요 하나님의 섭리라고 하며 그들을 용서하였습니다. 용서만 한 것이 아니라 형들의 삶을 책임질 것과 가나안 땅의 온 가족을 데려오기로 한 것입니다.
유태인들은 세계 각 곳에 흩어져 살고있는 유태인들을 이스라엘 땅으로 오게 하기 위하여 상당한 애를 쓰고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또한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민족들의 민족주의적인 단합을 보면서 "우리 한민족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고 생각을 하게됩니다. 북미주에서 시작된 의료선교회가 북한의 동포들을 돕는 일에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은 것은 시대적인 부름에 응한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요셉의 사명을 감당하도록 요청 받았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일찍이 미국 땅에 건너온 우리들은 모두가 각자 나름대로 요셉과 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성공한 사람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제 남은 것이 있다면 요셉이 자기 동족에게 느꼈던 사명을 우리도 인식하는 것입니다. 어려움 속에 허덕이는 북한의 동포를 향한 안타까움이, 형제의 잘 잘못을 가리기 전에 형들에 대한 연민으로 넘쳐있었던 요셉처럼 우리들에게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기독 의료선교회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요셉의 사명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이르렀다는 생각을 하면서 감사함과 뿌듯함이 있습니다. 이제 10주년을 맞이하면서 더욱더 요셉이 가졌던 민족적인 사명이 확고하게 되고 증대되기를 기원하는바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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